18.12.03 이직 후 3개월이 지났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

목표

첫 직장에서의 목표는 배운 지식이 실제 사회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아무래도 학문과 실제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목표보다 더 많은 것들을 얻었다. 사회생활, 좋은 동료들, 나만의 가치관을 얻었으며 자연스럽게 나의 두 번째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 같은 관심사를 갖는 동료들
  • 더 많은 사용자
  • 프로란 무엇인가?

처음엔 혼자 이런저런 시도를 하면서 개발을 하는 것이 나만의 무언가를 만든다는 생각에 재미있고 만족스럽지만, 시간이 흐르면 혼자 아둥바둥한다는 느낌과 함께 막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때, 가장 많이 하는 생각 중에 하나는 “이게 맞는 건가?” 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오픈소스를 찾아보면서 자신을 고취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아예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할 환경에 놓여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같은 고민을 나눌 동료가 필요했다.

3개월 동안 지내보면서 이곳에는 같은 목표를 가진 동료들도, 같은 고민을 나눌 동료들도, 동기부여를 주는 동료들도 많다. 이런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 목표 중 하나는 이루었다. 이제는 이러한 긍정적인 환경을 잘 흡수할 내 노력만 남았다.

작은 회사에서 알지 못하는 것 중 하나는 많은 사용자들을 대응하는 방법이다. 소수의 사용자들을 대응하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사용자 수가 많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제 서비스 구현 이외에도 네트워크, 브라우저의 렌더링 속도, 리소스 관리 등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한 부분을 제어 하는 부분에서 많은 니즈를 느끼고 있었다.

현재는 구현은 기본이고 이런 부분들을 같이 의논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고며, 전혀 몰랐던 부분에 대하여 정보를 얻고 익히는 자리가 자연스럽게 생기고 있어서 좋다.

마지막은 프로다움이다. 이제 개발을 업무로써 4년 정도 하고 있는데 아직도 프로다운 태도에는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프로다운 것은 무엇일까? 모르는 것이 없고, 계획에 빈틈이 없고 철두철미함을 말하는 걸까? 지금까지 여러 가지 본보기가 있었지만, 동료가 많은 이곳에서는 그 답을 좀 더 명확히 얻을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다.

기억하자

이곳에 있으면서 지금까지 짧은 기간 이지만 여러 가지를 알게 되었는데, 그중에 기억하고 싶은 것은 키워, 네이밍, 설계이다.

개발 용어, 줄임말, 업무용 언어 등 다양한 용어들이 쏟아졌다. 용어를 모르니까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기에 그것들을 하나씩 익히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비록 아직 완전히 커버하지는 못해서, 아직 빈틈이 많지만 하나씩 그 퍼즐들을 맞춰가면서 적응하고 있는 게 재미있기만 하다.

알지 못했던 개발 용어를 배우는 건 정말 좋다. 용어를 아는 것 자체가 사고의 확장이기 때문이다. 모두 놓치지 말고 내것으로 만들고 싶다.

네이밍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부분은 가독성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작은 부분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네이밍은 가독성을 포함하여 시스템 전체, 기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다. 이름에는 그 이름이 포함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기에 아주 작은 단위의 이름이 아니라면, 그 이름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신중히 생각하지 않으면 코드의 의미가 혼란스러울 가능성이 있다. (Event, Bridge, Listener, Emit, Action, Request … )

지금까지 나는 프로젝트 설계에 있어서 패턴과 및 구현에 집중했었다. 특별한 제약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환경에는 다양한 제약사항들 있다. 제약이 많은 환경에서 훌륭하게 돌아가는 설계를 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다. 비록 이 과정에서 동료분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스스로 얻은것도 정말 많았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내 노력 여하에 따라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여전히 영어, 개발실력, 업무 디테일이 부족하지만, 충분히 성장시킬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다. 그리고 기회를 잡을 것이다. 스스로 자신 있게 나를 믿고 조금씩, 꾸준히 진행해보자.